정비구역 국공유지의 처분과 조합의 점유 — 우선 매각·변상금 무효

박효영 변호사

박효영 변호사

정비구역 안에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소유의 토지가 섞여 있을 때, 조합은 이를 어떻게 취득하며 사업시행인가 뒤 그 땅을 사용하는 것이 무단점유가 되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도시정비법은 정비구역 내 국공유재산을 사업시행자에게 우선하여 수의계약으로 매각할 수 있도록 정하고, 대법원은 사업시행계획에 그 재산이 사업시행자에게 양도될 것으로 예정되어 있다면 사업시행인가 이후의 점유는 무단점유가 아니어서 변상금 부과처분이 당연무효라고 판단하였다. 국공유지에 관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의 특칙과 그 위에 얹힌 판례를 함께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정비구역 국공유지의 처분과 조합의 점유 — 우선 매각·변상금 무효

국공유지 처분의 특칙 — 도시정비법 제98조

도시정비법 제98조는 정비구역 안의 국유·공유재산에 관하여 일반적인 국유재산법·공유재산법과 다른 특칙을 둔다. 절차 면에서, 시장·군수등은 인가하려는 사업시행계획서에 국유·공유재산의 처분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면 미리 관리청과 협의하여야 하고(제1항), 협의를 요청받은 관리청은 20일 이내에 의견을 제시하여야 한다(제2항). 이 협의를 통해 인가권자와 관리청은 정비구역에 포함되는 국공유재산의 현황과 처분에 관한 사항을 확정한다.

처분의 방향에 관한 핵심은 제3항과 제4항이다. 제3항은 정비구역의 국유·공유재산을 정비사업 외의 목적으로 매각하거나 양도할 수 없다고 정하고, 제4항은 이를 사업시행자 또는 점유자·사용자에게 다른 사람에 우선하여 수의계약으로 매각하거나 임대할 수 있다고 정한다. 곧 정비구역 안의 국공유지는 원칙적으로 그 정비사업을 위해서만 처분될 수 있고, 그 처분의 상대방으로 사업시행자가 우선권을 가진다.

여기에 시점과 평가의 특칙이 더해진다. 제5항은 우선하여 매각·임대될 수 있는 국유·공유재산이 관계 법령에도 불구하고 사업시행계획인가의 고시가 있은 날부터 종전의 용도가 폐지된 것으로 본다고 정한다. 제6항은 정비사업을 목적으로 우선 매각하는 국·공유지의 평가를 사업시행계획인가 고시일을 기준으로 하되, 주거환경개선사업의 매각가격은 평가금액의 100분의 80으로 한다고 정한다. 사업시행계획인가 고시일이 용도폐지와 평가의 기준 시점이 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사업시행인가 후의 점유 — 무단점유인가

이 특칙 위에서 다투어지는 것이 변상금이다. 정비구역 내 국공유지를 관리하는 국가·지방자치단체 또는 관리 사무를 위탁받은 자가, 사용허가나 대부계약이 없다는 이유로 사업시행자에게 변상금을 부과하는 경우가 있다. 국유재산법과 공유재산법은 정당한 권원 없이 국공유재산을 점유·사용한 자에게 사용료·대부료의 100분의 120에 해당하는 변상금을 징수하도록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조합이 소유권 이전 전에 국공유지를 점유·사용하는 것도 무단점유로서 변상금 대상이 되는가.

대법원은 변상금 규정의 취지를 이렇게 풀이한다. 변상금은 정당한 권원 없는 점유에 대하여 사용료·대부료 대신 징수하는 것이므로, 점유나 사용·수익을 정당화할 법적 지위에 있는 자에게는 그 규정이 적용되지 않고, 그러한 지위에 있는 자에게 이루어진 변상금 부과처분은 당연무효다(대법원 2023. 10. 18. 선고 2023두42584 판결 등 참조). 문제는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조합이 그 ‘정당화할 법적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있는지였다.

대법원 2024. 10. 8. 선고 2023다210991 판결

대법원은 사업시행계획에 정비구역 내 일반재산이 사업시행자에게 양도될 것으로 예정되어 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업시행자는 사업시행인가 시점부터 소유권을 취득하기에 상당한 기간 동안 그 점유·사용을 정당화할 법적 지위에 있다고 판단하였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른 사업시행계획상 정비구역에 포함된 일반재산이 사업시행자에게 양도되는 것으로 예정되어 있다면, 그 일반재산의 사용관계에 관하여 달리 정해진 내용이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업시행자는 사업시행인가가 이루어진 때부터 그 일반재산의 소유권을 취득하기에 상당한 기간 동안 자신의 사용·수익을 정당화할 법적 지위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 근거는 도시정비법의 구조에 있다. 사업시행인가 과정에서 인가권자와 관리청은 제98조 제1항·제2항의 협의를 통해 국공유재산의 현황을 확인하고 그 처분에 관한 사항을 결정하며, 인가 후 사업시행자가 그 재산을 점유·사용하리라는 점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정비구역 안의 국공유재산은 정비사업 외의 목적으로 처분될 수 없고(제3항), 인가가 이루어지면 사업시행자에게 우선하여 수의계약으로 매각될 수 있으므로(제4항), 도시정비법은 사업시행자가 그 소유권을 우선적으로 취득할 수 있도록 지위를 보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행정재산도 사업시행계획인가 고시일부터 용도폐지되어 일반재산이 되므로, 무단점유 여부를 판단할 때 일반재산과 행정재산을 달리 취급할 합리적 이유도 없다고 보았다.

결론적으로 사업시행계획에 일반재산이 조합에게 양도될 것으로 예정되어 있었고 실제로 양도되었으며 그 사용관계에 관하여 달리 정한 바가 없다면, 그 토지의 점유를 이유로 한 변상금 부과처분은 당연무효다. 이미 변상금을 납부하였다면 그 부과처분이 당연무효이므로 부당이득반환청구로 납부액의 반환을 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3. 1. 24. 선고 2012다79828 판결 등 참조).

판결 쟁점 결론
대법원 2023. 10. 18. 선고 2023두42584 변상금 규정의 적용 범위 점유를 정당화할 법적 지위에 있는 자에 대한 변상금 부과처분은 당연무효
대법원 2024. 10. 8. 선고 2023다210991 사업시행인가 후 국공유지 점유가 무단점유인지 양도가 예정된 재산의 점유는 정당화할 법적 지위에 해당, 변상금 부과처분 당연무효
대법원 2013. 1. 24. 선고 2012다79828 당연무효 처분에 따른 납부액 부당이득반환청구로 반환 청구 가능

체크리스트

조합은 정비구역 안에 국유·공유재산이 포함되어 있는지를 사업시행계획 수립 단계에서 확인하고, 그 처분 내용을 사업시행계획서에 반영하여 인가 과정에서 관리청과의 협의(제98조 제1항·제2항)가 이루어지도록 하여야 한다. 사업시행인가 고시일이 용도폐지와 평가의 기준 시점이 되므로, 국공유지의 매수 가격과 절차를 이 시점을 기준으로 준비하는 것이 안전하다. 사업시행인가 후 소유권 이전 전 점유를 이유로 변상금이 부과되었다면, 사업시행계획상 그 재산이 조합에게 양도될 것으로 예정되어 있었고 실제 양도되었으며 사용관계에 관하여 달리 정한 바가 없다는 점을 근거로 부과처분의 무효를 다툴 수 있고, 이미 납부한 변상금이 있다면 부당이득반환을 함께 검토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법리는 사업시행계획에 그 재산의 양도가 예정되어 있고 사용관계에 관하여 달리 정한 바가 없다는 사정을 전제로 한다. 인가권자가 국공유지의 사용관계에 관하여 별도의 조건이나 부담을 부과하였거나 사용관계에 관한 별도의 법률관계가 있는 경우에는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인가 조건과 개별 재산의 사용관계를 함께 확인하는 검토가 필요하다.

이 글은 일반적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개별 사안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구체적 분쟁은 사실관계와 적용 법령을 함께 검토받으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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