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효영 변호사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준공을 지나 이전고시에 이르렀다면, 그 뒤에도 관리처분계획의 하자를 소송으로 다툴 수 있는가. 답은 부정이다. 대법원은 이전고시의 효력이 발생한 이후에는 조합원 등이 관리처분계획의 취소 또는 무효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고 보며, 이 법리는 인가처분에 대한 소송, 관리처분계획 일부의 무효확인, 조합원·수분양자 지위확인 소송에까지 미친다. 소송이 진행되는 도중에 이전고시가 이루어진 사건에서도 법원은 소를 각하한다. 2025년과 2026년에 선고된 하급심 판결들이 그 점을 거듭 확인하였다. 이전고시가 정비사업 쟁송의 시간표를 결정하는 이유이고, 조합이든 조합원이든 이 시점을 놓고 전략을 짜야 한다.

이전고시는 무엇을 확정하는가
이전고시는 공사 완료 후 관리처분계획에서 정한 사항을 집행하여 대지·건축물의 소유권을 분양받을 자에게 이전하는 절차다. 근거 조문은 도시정비법 제86조다.
도시정비법 제86조(이전고시 등) ① 사업시행자는 제83조제3항 및 제4항에 따른 고시가 있은 때에는 지체 없이 대지확정측량을 하고 토지의 분할절차를 거쳐 관리처분계획에서 정한 사항을 분양받을 자에게 통지하고 대지 또는 건축물의 소유권을 이전하여야 한다. (단서 생략)
② 사업시행자는 제1항에 따라 대지 및 건축물의 소유권을 이전하려는 때에는 그 내용을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공보에 고시한 후 시장·군수등에게 보고하여야 한다. 이 경우 대지 또는 건축물을 분양받을 자는 고시가 있은 날의 다음 날에 그 대지 또는 건축물의 소유권을 취득한다.
고시가 있은 날의 다음 날에 소유권 취득의 효력이 생기고, 종전 부동산에 설정되어 있던 지상권·전세권·저당권·임차권 등 등기된 권리는 분양받은 대지·건축물 위로 옮겨 설정된 것으로 보며, 토지등소유자에게 분양되는 대지·건축물은 도시개발법상 환지로 본다(도시정비법 제87조 제1항, 제2항). 대법원은 이전고시를 구 도시재개발법의 분양처분과 본질이 같은 공법상 처분으로 파악하고, 환지처분에 관한 법리와 같은 궤도에서 그 효력을 판단한다(대법원 2012. 3. 22. 선고 2011두6400 전원합의체 판결).
전원합의체 판결 — 각하 법리의 출발점
법리의 출발점은 서울의 한 대단지 재건축 사업에서 조합원들이 관리처분계획 무효확인을 구한 사건이다. 대법원 2012. 3. 22. 선고 2011두6400 전원합의체 판결의 판시는 다음과 같다.
이전고시의 효력 발생으로 이미 대다수 조합원 등에 대하여 획일적·일률적으로 처리된 권리귀속 관계를 모두 무효화하고 다시 처음부터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하여 이전고시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것은 정비사업의 공익적·단체법적 성격에 배치되므로, 이전고시가 효력을 발생하게 된 이후에는 조합원 등이 관리처분계획의 취소 또는 무효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대법원 2012. 3. 22. 선고 2011두6400 전원합의체 판결 판결요지)
다수의견이 든 근거는 크게 둘이다. 하나는 확정된 권리귀속 위에 이미 새로운 법률관계가 쌓이므로 이를 되돌리면 다수 이해관계인이 예측하지 못한 피해를 입는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관리처분계획 인가·고시부터 이전고시까지 상당한 기간이 있어 그 사이에 다툴 기회가 충분하며 집행정지로 이전고시 진행을 막을 수 있고 이전고시 후에도 별도의 구제수단이 남는다는 것이다. 권리 구제의 통로를 이전고시 전에는 계획에 대한 항고소송과 집행정지로, 이전고시 후에는 금전적 구제수단으로 나누어 배치한 구조다.
이 판결에는 대법관 4인(김능환·이인복·김용덕·박보영)의 별개의견이 붙어 있다. 별개의견은 이전고시가 소유권 이전에 관한 사항만을 내용으로 하므로 청산금 등 나머지 사항에 관하여는 이전고시 후에도 다툴 이익이 남고, 조합이 소송 계속 중 서둘러 이전고시를 마쳐 소를 부적법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위법한 관리처분계획을 관철하는 데 악용될 수 있다고 지적하였다. 다만 별개의견도 해당 사건에서는 새로운 관리처분계획의 인가로 당초 계획이 효력을 상실하였다는 이유로 상고기각 결론에 동의하였으므로 반대의견이 아니라 별개의견이다. 실무는 다수의견을 따르는 것으로 정리되어 있으나, 별개의견의 경고는 하자 있는 계획을 이전고시로 서둘러 확정하려는 조합이 감수하게 될 위험을 보여준다.
차단효는 어디까지 미치는가
각하 법리는 관리처분계획 무효확인에 한정되지 않는다. 대법원 2012. 5. 24. 선고 2009두22140 판결은 「이는 관리처분계획에 대한 인가처분의 취소 또는 무효확인을 구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라고 하여, 행정청의 인가처분을 소송 대상으로 삼아도 결론이 같음을 밝혔다.
일부무효확인도 마찬가지다. 대법원 2022. 3. 31. 선고 2021두58479 판결의 사안에서는 관리처분계획 일부무효확인 청구가 원심에서 인용되었는데, 피고 조합과 보조참가인이 상고한 뒤 상고심 계속 중에 이전고시가 이루어졌다. 대법원은 「이전고시의 효력 발생으로 대다수 조합원 등에 대하여 권리귀속 관계가 획일적·일률적으로 처리되는 이상 그 후 일부 내용만을 분리하여 변경할 수 없고, 그렇다고 하여 전체 이전고시를 모두 무효화시켜 처음부터 다시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하여 이전고시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것도 정비사업의 공익적·단체법적 성격에 배치되어 허용될 수 없다」고 하면서 원심의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직접 소를 각하하였다. 하급심에서 일부 승소한 원고라도 상고심 단계에서 이전고시가 이루어지면 소송 전체가 부적법해진다.
확인소송도 벗어나지 못한다. 광주지방법원 2025. 5. 22. 선고 2024구합12399 판결(확정)은 재개발구역 내 무허가건물을 매수한 사람이 조합원 지위확인과 수분양자 지위확인을 구한 사건에서, 관리처분계획 수립 후에도 이전고시 전까지는 조합원 지위확인을 구할 소의 이익이 있다는 법리(대법원 1999. 2. 5. 선고 97누14606 판결, 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3두12669 판결 인용)를 전제로 하면서도, 소송 계속 중 이전고시가 이루어져 관리처분계획이 더 이상 변경될 여지가 없다는 이유로 각하하였다. 수분양자 지위확인 부분은 관리처분계획에 대한 항고소송이 올바른 쟁송 형태라는 대법원 1996. 2. 15. 선고 94다31235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에 따라 당사자소송으로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았고, 청구를 관리처분계획 무효확인으로 바꾸더라도 이전고시 후여서 법률상 이익이 없다고 부기하였다. 한편 서울행정법원 2022. 9. 22. 선고 2021구합88678 판결에 적시된 관련 소송 경과를 보면, 같은 구역 현금청산대상자의 조합설립변경인가 무효확인 소송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21누37474)도 이전고시 효력 발생을 이유로 각하되어 확정되었다.
이전고시 자체를 다투는 소송
관리처분계획 대신 이전고시를 직접 소송 대상으로 삼는 방법은 어떤가. 서울행정법원 2022. 9. 22. 선고 2021구합88678 판결(서울고등법원 2022누64916으로 항소기각 확정)이 기준을 보여준다. 이전고시의 일부에 대한 취소·무효확인은 효력 발생 후에는 구할 수 없다(대법원 1991. 10. 8. 선고 90누10032 판결의 분양처분 법리 원용). 이전고시 전체의 취소는 전체를 위법하게 만드는 중대·명백한 흠이 있으면 다툴 수 있다는 것이 이 재판부의 판시였으나, 그 사건 원고는 수용재결 관련 판결 등이 확정되어 조합원 지위와 소유권을 이미 상실한 상태였기에 이전고시가 취소되어도 회복할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되었다. 나아가 법원은 이전고시 취소소송에서 선행 관리처분계획의 하자를 위법사유로 주장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전고시 자체에 대한 소송은 이전고시 고유의 하자를 요구하고 선행처분 하자의 원용을 배제하므로, 관리처분계획의 흠을 우회하여 다투는 통로가 되지 못한다.
2025~2026년 하급심 — 소송 도중의 이전고시
서울행정법원 2026. 2. 27. 선고 2024구합89306 판결(확정)의 원고는 서울의 한 재건축조합 관리처분계획의 무효확인을 구하고 있었다. 소송 계속 중 조합은 2025. 9. 25. 관리처분계획변경인가를 받았고 2025. 11. 27. 이전고시를 마쳤다. 법원은 당초 계획이 변경인가로 대체되어 과거의 법률관계가 되었다는 점, 이전고시 효력 발생으로 법률상 이익이 소멸하였다는 점을 함께 들어 소를 각하하였다. 관리처분계획의 주요 부분을 실질적으로 변경하는 새 계획이 인가되면 당초 계획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효력을 상실한다는 법리도 위 전원합의체 판결(판결요지 [2])에서 나온 것이다.
서울고등법원 2025. 1. 22. 선고 2024누45148 판결(확정)의 원고들은 1심에서 총회결의 무효확인을 구하다가 항소심에서 관리처분계획 무효확인·취소로 청구를 교환적으로 변경하였다. 그 사이 의정부시장의 준공인가·공사완료 고시(2024. 6. 28.)에 이어 조합의 이전고시(2024. 11. 7.)가 이루어졌고, 법원은 2011두6400 전원합의체 판결과 2021두58479 판결을 인용하여 변경된 소를 모두 각하하였다. 청구를 다듬는 사이에 소송 대상이 다툴 수 없는 것으로 변해 버린 사례로, 정비사업 쟁송에서는 청구 구성 못지않게 일정 관리가 결과를 좌우한다.
이전고시 전 — 집행정지가 소의 이익을 지킨다
전원합의체 다수의견은 이전고시 전 단계의 대응 수단을 판결문에 직접 적어 두었다. 「조합원 등이 관리처분계획의 취소 또는 무효확인소송을 제기하여 계속 중인 경우에는 그 관리처분계획에 대하여 행정소송법에 규정된 집행정지결정을 받아 후속절차인 이전고시까지 나아가지 않도록 할 수도 있다」(대법원 2012. 3. 22. 선고 2011두6400 전원합의체 판결 이유 중)는 대목이다. 관리처분계획을 다투는 조합원·현금청산대상자는 본안 제소에 그치지 말고, 사업이 준공에 가까울수록 집행정지를 병행하여 이전고시의 진행을 묶어 두는 것이 소의 이익을 지키는 실효적 수단이다. 조합 쪽에서 보면 준공인가·이전고시 일정의 관리가 장기화된 분쟁을 적법하게 마무리하는 수단이 될 수 있으나, 별개의견이 경고한 것처럼 명백한 하자가 있는 계획을 이전고시로 덮는 선택은 손해배상 책임까지 막아 주지 못하므로, 하자 시비가 있는 부분은 이전고시 전에 변경인가로 정비하는 편이 안전하다.
이전고시 후 — 다툼은 금전으로 옮겨 간다
각하 법리가 권리구제의 소멸을 뜻하지는 않는다. 전원합의체 다수의견은 보류지에 관한 권리관계를 다투는 소송, 청산금부과처분에 관한 항고소송, 무효인 관리처분계획으로 인한 손해배상소송을 이전고시 후에도 남는 구제수단으로 명시하였다(대법원 2012. 3. 22. 선고 2011두6400 전원합의체 판결). 청산금은 이전고시가 있은 후에 징수·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므로(도시정비법 제89조 제1항), 종전자산 평가나 분담 규모를 둘러싼 다툼은 청산금 국면에서 계속될 수 있다. 이전고시 후 조합장은 1년 이내에 해산을 위한 총회를 소집하여야 하고(제86조의2 제1항), 사업은 해산·청산 단계로 넘어간다. 요컨대 이전고시를 지나면 계획의 효력을 되돌리는 소송은 닫히고 금전을 정산하는 소송이 열린다. 관리처분계획 단계의 쟁송 방법은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다투는 방법에 관한 글에서, 해산·청산 단계의 청산금과 소멸시효는 조합 해산·청산에 관한 글에서 각 다루었다.
판례 비교
| 판결 | 쟁점 | 결론 |
|---|---|---|
| 대법원 2012. 3. 22. 선고 2011두6400 전원합의체 판결 | 이전고시 후 관리처분계획 무효확인 | 법률상 이익 부정, 각하 유지(대법관 4인 별개의견) |
| 대법원 2012. 5. 24. 선고 2009두22140 판결 | 인가처분 무효확인·변경계획 취소 | 인가처분에도 같은 법리, 파기환송 |
| 대법원 2022. 3. 31. 선고 2021두58479 판결 | 일부무효확인 소송 중 상고심에서 이전고시 | 파기자판, 소 각하 |
| 서울고등법원 2025. 1. 22. 선고 2024누45148 판결(확정) | 항소심 청구변경 중 이전고시 | 변경된 소 전부 각하 |
| 광주지방법원 2025. 5. 22. 선고 2024구합12399 판결(확정) | 조합원·수분양자 지위확인 | 소의 이익 소멸, 각하 |
| 서울행정법원 2026. 2. 27. 선고 2024구합89306 판결(확정) | 소송 계속 중 이전고시·변경인가 | 각하 |
| 서울행정법원 2022. 9. 22. 선고 2021구합88678 판결(서울고법 2022누64916 항소기각 확정) | 이전고시 자체의 취소 | 일부 취소 불가, 전체 취소 청구도 각하 |
체크리스트
관리처분계획에 불복하려는 조합원·현금청산대상자는 인가·고시 후 제소기간 내에 소를 제기하고, 준공이 가시화된 사업장이라면 집행정지 신청을 병행하여 이전고시가 이루어지기 전에 판단을 받아 두어야 한다. 조합원 지위나 분양자격에 관한 확인소송 역시 이전고시가 이루어지면 소의 이익을 잃으므로 시간의 제약은 동일하다. 이전고시가 이미 이루어졌다면 계획을 되돌리는 소송이 아니라 청산금부과처분 항고소송, 보류지 관련 소송, 손해배상청구로 다툼의 형태를 전환하여야 하고, 이전고시 자체를 다투는 소송은 고유한 하자가 필요하고 선행 계획의 하자를 끌어올 수 없어 성공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셈에 넣어야 한다.
조합은 관리처분계획 관련 소송이 계속 중이더라도 준공인가와 이전고시 요건을 갖추면 절차를 진행할 수 있고 그로써 계획의 효력에 관한 불확실성이 정리된다는 것이 확립된 법리임을 전제로 일정을 설계하되, 하자 시비가 뚜렷한 사항은 이전고시 전에 관리처분계획변경인가로 바로잡는 것이 사후 손해배상 분쟁까지 줄이는 길이다. 이전고시 후에는 1년 내 해산총회 소집 의무(제86조의2)와 청산금 징수·지급 절차가 이어지므로 고시문·대지확정측량·통지 자료 등 이전고시 시점의 기록을 정리해 두는 것이 후속 분쟁 대응의 기초가 된다. 정비사업은 국면마다 다툴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이 달라지며, 이전고시는 그 경계 가운데 가장 늦고 가장 확정적인 지점이다.
이 글은 일반적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개별 사안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관리처분계획·이전고시 관련 구체적 분쟁은 정비사업 소송 경험이 있는 변호사의 검토를 받으시기를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