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 해산과 청산 — 청산금·잔여재산, 그리고 5년의 시효

박효영 변호사

박효영 변호사

정비사업 법률칼럼

정비사업은 준공과 입주로 일단락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법적으로는 그렇지 않다. 소유권 이전고시가 이루어진 뒤에도 조합이라는 법인은 그대로 존속하며, 해산과 청산이라는 마지막 절차를 거쳐야 비로소 사업이 법적으로 종결된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전고시가 이루어졌다고 하여 조합이 당연히 소멸하는 것은 아니다. 조합장은 이전고시일부터 1년 이내에 해산을 위한 총회를 소집하여야 하고, 해산한 뒤에도 조합은 청산의 목적 범위에서 법인으로 존속하며, 이 청산 단계에서 청산금과 잔여재산을 둘러싼 분쟁이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사업의 종료 국면일수록 조합원 사이의 재산상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한다.

조합 해산·청산과 청산금·잔여재산

1. 해산과 청산의 구별, 그리고 청산법인의 존속

두 개념은 자주 혼용되지만 구별된다. 해산은 법인을 소멸시키기 위한 법적 사유의 발생을 의미하고, 청산은 그에 따라 권리와 의무를 정리하여 법인격을 소멸에 이르게 하는 절차를 의미한다. 해산만으로 법인격이 곧바로 소멸하는 것은 아니며, 청산이 종결될 때까지 조합은 이른바 청산법인으로 존속한다. 도시정비법은 조합의 해산과 청산에 관하여 민법의 사단법인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

그 결과 청산이 종결되기 전까지 조합은 청산의 목적 범위에서 권리능력과 당사자능력을 유지한다. 조합을 상대로 하는 소송이나 조합이 제기하는 소송이 모두 이 단계에서 가능하므로, 청산인을 대표자로 하여 당사자능력과 대표권을 정확히 특정할 필요가 있다.

해산의 사유로는 정비사업의 완료(이전고시와 청산), 총회의 해산결의, 정관에서 정한 사유 등을 들 수 있다. 통상은 사업의 완료에 따른 해산이 문제되며, 이 경우 도시정비법은 조합장에게 해산총회의 소집 의무를 명문으로 부과하고 있다.

2. 해산총회의 소집 의무와 그 해태

도시정비법은 사업이 종료된 조합이 정리되지 아니한 채 방치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조합장에게 일정한 기간 내에 해산총회를 소집할 의무를 부과한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86조의2(조합의 해산) 조합장은 제86조제2항에 따른 고시가 있은 날(이전고시일)부터 1년 이내에 조합 해산을 위한 총회를 소집하여야 한다. 해산하는 조합에 청산인이 될 자가 없는 경우에는 시장·군수등은 법원에 청산인의 선임을 청구할 수 있다.

이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면, 사업이 종료되었음에도 조합이 존속하면서 임원의 보수와 조직 운영에 관한 비용이 계속 지출되고, 그 부담은 결국 조합원에게 귀속된다. 따라서 해산의 지체는 그 자체가 조합 내부 분쟁의 원인이 된다. 조합원으로서는 해산총회의 소집을 요구할 수 있고, 사안에 따라 임원의 해임이나 직무집행정지를 검토할 수 있다.

3. 청산인의 선임과 직무

조합이 해산하면 원칙적으로 조합장이 청산인이 된다. 다만 정관이나 총회 결의로 달리 정할 수 있고, 청산인이 될 자가 없는 경우에는 시장·군수등이 법원에 청산인의 선임을 청구할 수 있다.

청산인의 직무는 현존하는 사무의 종결, 채권의 추심과 채무의 변제, 잔여재산의 인도로 요약된다. 민법의 준용에 따라 채권신고의 공고 등 절차를 거치며, 청산인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그 직무를 수행할 의무를 부담한다. 청산인이 그 의무를 위반하여 조합이나 채권자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에는 책임을 질 수 있다.

청산이 종결되면 청산종결등기를 마치고, 그때 법인격이 소멸한다. 다만 등기를 마쳤더라도 처리되지 아니한 청산사무가 남아 있는 경우에는, 조합은 그 사무의 처리에 필요한 범위에서 여전히 존속하는 것으로 본다.

4. 청산금 — 종전 자산과 종후 자산의 차액 정산

청산 단계에서 정산되어야 할 금전은 크게 청산금과 잔여재산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먼저 청산금을 본다.

도시정비법 제89조에 따르면, 분양을 받은 자가 종전에 소유하던 토지 또는 건축물의 가격과 분양받은 대지 또는 건축물의 가격 사이에 차이가 있는 경우, 사업시행자인 조합은 그 차액에 해당하는 청산금을 징수하거나 지급한다. 종전보다 가치가 큰 것을 분양받았다면 그 차액을 납부하고, 그 반대의 경우에는 차액을 지급받는 구조이다.

청산금은 정관이나 총회 결의가 정하는 바에 따라 분할하여 징수하거나 지급할 수 있다. 청산금을 납부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지방세 체납처분의 예에 따라 강제징수할 수 있고, 조합은 그 징수를 시장·군수등에게 위탁할 수 있다. 다만 여기에서의 청산금은 사업에 동의하지 아니한 토지등소유자에게 그 권리를 금전으로 정산하는 현금청산과는 구별되는 개념이라는 점에 유의하여야 한다.

5. 청산금 청구권의 소멸시효 — 이전고시 다음 날부터 5년

청산금에 관한 권리에는 시간적 제한이 있다. 이 점을 간과하여 권리가 시효로 소멸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90조 청산금을 지급(분할지급을 포함한다)받을 권리 또는 이를 징수할 권리는 소유권 이전의 고시일(이전고시일)의 다음 날부터 5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한다.

지급받을 권리이든 징수할 권리이든, 이전고시일의 다음 날부터 5년 이내에 행사하여야 한다. 해산과 청산을 장기간 지체하는 사이에 5년이 도과하면, 지급받을 청산금과 징수할 청산금이 모두 시효로 소멸할 수 있다. 따라서 청산금의 정산은 그 시효기간을 기준으로 일정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6. 잔여재산의 귀속과 분배

청산을 종결하고도 남는 잔여재산의 귀속 역시 민법의 사단법인 청산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 즉 잔여재산은 정관에서 지정한 자에게 귀속되고, 정관에 그 정함이 없는 경우에는 총회의 결의로 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여기에서 흔히 발생하는 오해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정비조합은 비영리 사단법인이므로, 동업체인 민법상 조합에 적용되는 출자가액 비례 분배의 법리가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실무상 정비조합의 정관은 잔여재산을 조합원에게 분배하도록 정하는 경우가 많고, 그 분배의 기준(권리가액이나 분담금의 비율 등) 또한 정관과 총회 결의로 정하여진다.

또한 분배할 잔여재산의 범위와 가액은 청산절차가 종결되는 때에 비로소 확정된다. 한편 조합원이 분배받는 금원의 세무상 취급, 즉 배당소득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은 사안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별도의 검토가 필요하다.

실제 발생하는 분쟁

첫째는 해산의 지체이다. 사업이 종료되었음에도 조합을 해산하지 아니한 채 임원 보수와 운영비를 지출하는 경우로, 조합원은 해산총회의 소집을 요구하거나 임원의 해임·직무집행정지로 대응하게 된다.

둘째는 청산금의 미정산이다. 지급받을 조합원이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한 채 시효가 임박하거나, 조합이 징수를 게을리하여 채무가 누적되는 경우가 있다. 셋째는 잔여재산 분배에 관한 다툼으로, 분배의 기준과 금액을 정한 총회 결의의 적법성이 쟁점이 된다.

넷째는 청산 중의 소송이다. 청산법인으로 존속하는 동안에는 조합을 둘러싼 소송이 가능하므로, 당사자능력과 청산인의 대표권을 정확히 특정하지 못하면 소가 부적법하다는 판단을 받을 수 있다.

핵심 조문·법리 정리

근거 핵심 내용
도시정비법 제86조의2 이전고시일부터 1년 내 해산총회 소집, 조합장이 청산인, 청산인 부재 시 법원 선임, 민법 사단법인 규정 준용
도시정비법 제89조 종전·종후 자산 가격 차액의 청산금 징수·지급(분할 가능, 미납 시 강제징수)
도시정비법 제90조 청산금 지급·징수권은 이전고시 다음 날부터 5년의 소멸시효
민법(준용) 해산 후에도 청산 목적 범위에서 법인 존속 → 청산 종결 전 당사자능력 유지
민법(준용) 잔여재산은 정관에서 정한 자에게, 정함이 없으면 총회 결의로 귀속(정비조합 정관은 통상 조합원 분배)

체크리스트

조합·청산인 측은, 이전고시일부터 1년 이내에 해산총회를 준비하고, 청산금의 징수·지급과 잔여재산 분배의 기준을 정관과 총회 결의로 명확히 정하여야 한다. 청산금 청구권의 5년 시효를 기준으로 일정을 관리하고, 청산종결등기까지 마쳐 법인격을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합원 측은, 해산이 지체되는 경우 해산총회의 소집을 요구하고, 지급받을 청산금이 있다면 이전고시 다음 날부터 진행되는 5년의 시효가 도과하기 전에 이를 청구하여야 한다. 잔여재산 분배에 이의가 있다면, 그 근거가 된 총회 결의의 절차와 기준이 적법하였는지를 먼저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해산과 청산은 정비사업의 종결을 위한 마지막 법적 절차이다. 이 절차를 소홀히 하면 임원 보수의 지출, 청산금의 시효 소멸, 잔여재산 분배에 관한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 절차를 법령에 따라 빠짐없이 종결하는 것이 조합과 조합원의 이익을 함께 보호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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