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효영 변호사
정비사업 조합의 총회 의결에서 요구되는 ‘직접 출석’ 요건은 조합원이 반드시 본인의 몸으로 총회장에 나와야만 충족되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대리인이 출석하여 의결권을 행사한 경우도 직접 출석에 포함된다. 서면으로 의결권을 행사한 조합원이 총회장에 나온 경우 역시 직접 출석으로 인정된다. 직접 출석 요건은 총회의 형해화를 막기 위한 정족수 규율이지, 본인의 신체적 출석 자체를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출석과 직접 출석은 다르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은 총회의 의결정족수와 별도로 ‘직접 출석’ 정족수를 둔다. 도시정비법 제45조 제7항은 총회의 의결은 조합원의 100분의 10 이상이 직접 출석하여야 하고, 창립총회, 사업시행계획서의 작성·변경, 관리처분계획의 수립·변경을 의결하는 총회 등의 경우에는 조합원의 100분의 20 이상이 직접 출석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서면결의서 제출도 ‘출석’으로 처리되지만, 그것만으로는 이 ‘직접 출석’ 정족수를 채우지 못한다.
이 규정이 왜 필요한가. 과거 조합 정관은 서면에 의한 의결권 행사를 출석으로 간주하는 경우가 많았고, 그 결과 극소수 조합원만 총회장에 나와도 총회가 성립하고 중대한 안건이 통과되는 문제가 있었다. 직접 출석 요건은 바로 이 형해화를 막고, 총회 의결에 조합원의 의사가 명확히 반영되도록 하려는 장치다. 즉 ‘출석’과 ‘직접 출석’을 구분한 것은, 서면결의만으로 총회가 성립하는 폐단을 차단하려는 입법적 결단이다.
대리인의 출석은 직접 출석인가
핵심 쟁점은 대리인이 총회에 나와 의결권을 행사한 경우가 ‘직접 출석’에 포함되는지다. 문언만 보면 ‘직접’이라는 말이 본인의 신체적 출석을 뜻하는 듯 보이지만, 대법원은 목적론적 해석으로 이를 넓혔다.
“위 단서 조항이 조합원의 ‘직접 출석’을 요구하는 취지는 종래 조합의 정관에서 총회의 의결방법과 관련하여 일반적으로 서면에 의한 의결권 행사를 출석으로 간주하는 규정을 둠에 따라 극소수 조합원의 출석만으로도 총회가 열릴 수 있는 문제점을 보완하고 총회 의결에 조합원의 의사가 명확하게 반영되도록 하려는 데에 있다. 이러한 입법 취지는 반드시 본인 자신이 직접 출석하여야만 관철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의결권의 적정한 행사를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대리인이 출석하여 의결권을 행사하는 경우에도 구현될 수 있다”(대법원 2022. 5. 12. 선고 2021두56350 판결).
대법원은 조합원이 질병·부상·출장·해외거주 등의 사유로 총회에 참석할 수 없는 경우 대리인이 출석하여 안건에 대한 의사를 명확히 밝히도록 허용하는 것이 직접 출석 요건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보았다. 그리고 2021. 8. 10. 개정된 도시정비법 제45조 제7항이 “대리인을 통하여 의결권을 행사하는 경우 직접 출석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한 것은 이러한 해석을 명문으로 확인한 것이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22. 5. 12. 선고 2021두56350 판결). 위 사건에서 원심은 대리인 출석을 직접 출석에서 제외하여 창립총회의 100분의 20 직접 출석 요건이 미달되었으므로 조합설립인가처분이 무효라고 보았으나, 대법원은 이러한 원심 판단에 직접 출석의 해석에 관한 법리오해가 있다며 파기환송하였다.
이 법리는 실무에 곧바로 적용된다. 총회에 본인이 나오지 못하는 조합원은 위임장을 갖춘 대리인을 출석시켜 직접 출석 정족수에 산입되게 할 수 있다. 다만 대리권의 존재와 범위가 위임장 등으로 명확히 증명되어야 하고, 의결권의 적정한 행사를 저해하지 않아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대리권 증명이 부실하면 그 출석은 직접 출석으로 인정받지 못할 위험이 있다.
서면결의 후 총회에 나온 경우
또 하나의 실무 쟁점은, 서면결의서를 이미 제출한 조합원이 총회장에 나온 경우 그를 직접 출석으로 셀 수 있는지다. 법제처는 서면으로 의결권을 행사한 조합원이 그 서면결의서를 철회하지 않은 채 총회에 참석한 경우에도 직접 출석에 해당한다고 해석한다(법제처 2019. 12. 30. 회신 19-0716 등). 서면결의는 의결권 행사의 방법일 뿐이고, 그 조합원이 실제로 총회장에 나온 이상 직접 출석 요건의 취지는 충족되기 때문이다. 나아가 정관이 특별히 제한하지 않는다면, 서면결의권을 행사한 조합원이 총회에 출석하여 다른 조합원들의 의견을 들은 뒤 서면의결을 철회하고 현장에서 새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도 가능하다.
직접 출석 정족수 미달의 효과
직접 출석 요건은 총회 의결의 절차적 정당성을 담보하는 강행규정이므로, 정관으로 이를 완화하거나 서면결의만으로 대체하도록 정할 수 없다. 직접 출석 정족수를 채우지 못한 총회 결의는 절차적 하자로 무효가 된다. 다만 그 결의를 기초로 이루어진 조합설립인가 등 행정처분의 효력은 별도의 문제다. 행정처분이 당연무효가 되려면 하자가 위법한 것에 그치지 않고 ‘중대하고 명백’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점은 위 대법원 판결에서도 확인된다. 대법원은 직접 출석 요건을 넓게 해석하여 원심을 파기하면서, 동의율에 관한 하자 역시 곧바로 무효로 볼 수 없다고 보았다. 조합설립동의서에 법정사항이 일부 흠결되어 있더라도 토지등소유자의 의사에 부합할 여지가 있고, 문제된 동의자를 모두 제외하더라도 법정 동의율에 상당히 근접한 사안에서는, 그 하자가 객관적으로 명백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대법원 2022. 5. 12. 선고 2021두56350 판결). 즉 정족수·동의율의 흠결이 있더라도, 처분의 무효를 구하려면 그 하자가 중대할 뿐 아니라 명백해야 한다. 다투는 측은 이 중대·명백성의 벽을 함께 넘어야 하고, 방어하는 측은 이 벽을 근거로 처분의 효력을 유지할 여지를 확보할 수 있다.
판례 비교
| 구분 | 쟁점 | 결론 |
|---|---|---|
| 대법원 2022. 5. 12. 선고 2021두56350 판결 | 대리인 출석이 ‘직접 출석’에 포함되는지 | 포함(적극). 개정 제45조 제7항은 이를 명확히 한 것 |
| 같은 판결 | 동의서 법정사항 일부 흠결·동의율 근접 시 처분 무효 여부 | 하자가 중대·명백하다고 보기 어려워 당연무효 아님 |
| 법제처 2019. 12. 30. 회신(19-0716) | 서면결의 후 총회 참석 시 직접 출석 여부 | 서면결의서를 철회하지 않고 참석해도 직접 출석에 해당 |
| 도시정비법 제45조 제7항 | 직접 출석 정족수 | 일반 100분의 10, 창립·사업시행계획·관리처분 총회 등은 100분의 20 |
체크리스트
조합 집행부는 총회를 준비할 때 의결정족수와 직접 출석 정족수를 분리하여 관리해야 한다. 안건이 창립총회·사업시행계획·관리처분에 해당하면 직접 출석 기준이 100분의 20으로 올라가므로, 서면결의서만으로 정족수를 채우려는 계획은 위험하다. 대리인 출석을 직접 출석에 산입하려면 위임장과 신분 확인 자료를 총회 접수 단계에서 확보하고, 대리권의 범위를 명확히 기록해 두는 것이 안전하다. 서면결의권을 행사한 조합원이 총회에 나온 경우에는 이를 직접 출석에 포함하되, 현장 철회·재행사 가능성을 고려하여 표를 이중으로 계산하지 않도록 접수·집계 절차를 정비해야 한다.
총회 결의의 효력을 다투는 측은 직접 출석 정족수의 충족 여부를 우선 점검하는 것이 실효적이다. 다만 대리인 출석이 직접 출석에서 일률적으로 제외된다는 전제는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려우므로, 대리권 증명의 부실이나 위임의 하자 등 구체적 흠결을 겨냥해야 한다. 조합설립인가처럼 처분의 무효를 다투는 경우에는, 정족수 미달이 곧바로 무효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자의 중대성과 명백성을 함께 갖추어야 한다는 점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
총회 정족수는 결의와 처